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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나의 교회

[예인교회 설교후기] 난 세상을 풍성하게 하고 있는가?

제자와의 만남을 통해서 생각난 하나님 나라의 실제

어제 오랫만에 다시 10년 전 주일학교 제자를 만났다. 음악을 하는 대학생이었고, 우리나라 음반 시장이나 청년들의 사회적 진로 때문에 그 제자도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대화를 하면서 정말 우리가 추구하는 하나님 나라를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 이야기의 한 맥락인 우리는 세상을 풍성하게 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의 화두가 설교에서도 나왔다. 


'역량개발(capacity building)'은 내 업무에 있어서도 핵심 키워드 

2012년 6월 10일 부천 예인교회 1부 예배 정성규 목사님의 설교 주제는 '풍성하게 하는 역량'이었다. 국제개발협력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역량(Capacity building)'의 개발은 개도국을 지원하는 핵심적인 키워드라고 볼 수 있다. 그 역량을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어서 은혜로운 시간이 되었다. 


사회적 차원과 공동체적 차원에서 세상을 풍성케 하기

그리스도인이 가져야할 하나님 나라의 접근으로 정성규 목사님은 '풍성하게 하는 역량'을 제시한 것이다. 말뿐인 그리스도인들이 보여주는 세상을 조악하게 하는 역량들,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세상을 풍성하게 하는 것과는 거리를 멀게 만드는 목회자들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마지막에는 예수원의 현재인 사모님의 '예수원 이야기'의 내용을 통해서 다시금 풍성케하는 역량으로 공동체 성을 강조했으나 도입 부분의 이야기들은 개인적으로 느꼈을 때 사회 참여적 접근으로서의 풍성하게 하는 역량에 대한 이야기였다. 


성경에서 말하는 풍성케 하는 것

"내가 다시 너희와 같이 있음으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자랑이 나로 말미암아 풍성하게 하려 함이라" 빌립보서 1장 26절. 사도 바울이 죽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는 그의 존재로 인해서 믿는 이방 사람들을 풍성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 중에 하나도 "양으로 생명을 얻게하고 더 풍성이 얻게 하려는 것"(요10:10)이었다. 사실 내가 살아가는 목적도 예수님의 명령이 이웃사랑에 있고, 그 이웃사랑의 핵심은 결국 타인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것이다. 


어제 강의의 질문을 통해서 생각한 세상을 풍성케하는 나의 일이란? 

어제 한양대에서 진행된 '적정기술 아카데미'에서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해서 강의를 진행하면서 받았던 질문 중에 하나가 '나는 왜? 빈곤문제에 집착해서 활동하는가? 만약 세상의 빈곤이 더욱 심해지고 있더라고 그러한 활동을 하시겠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었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나의 대답은 나름 명료했다. 난 누구도 인류의 빈곤문제를 종식시킬 수 없다는 전제 아래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하는 활동이 만약 빈곤의 구조적 악에 기여하는 것이라면 난 내가 하는 일에 목숨이라고 걸고 싸우겠지만, 이제는 내가 네거비브한 활동보다는 대안적인 활동을 통해서 세상에 기여하고자하는 것은 그 구조적 악이 명확하지 않고 나의 어떤 활동으로 그 구조적 악을 수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는 것에 기여하고 싶지만, 현재는 너무 거창한 생각이요, 나의 주제는 넘어서는 문제라고 보인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나의 활동으로 인해서 희망을 볼 수 있다면 아니 단 한 사람의 눈물이라도 내가 닦아 줄 수만 있다면 나는 나의 이 일을 지속하고 싶다는 것이 내 안의 소망이었다. 


세상을 풍성케하기 위해서 공동체성이 우선되는 이유 

이날 설교에서는 풍성하게 하는 역량으로 함께하는 공동체성을 강조했다. 처음 예수원을 만들 때 설립자 대천덕 신부님은 예수원의 공사보다 예수원까지 들어가는 도로의 공사를 먼저 진행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함께하는 한국 청년들의 반대로 그 도로 공사를 먼저 진행할 수 없었다. 경험을 통한 합리적 선택이라면 대천덕 신부님의 생각이 옳았지만 그는 기도를 통한 성령의 음성을 통해서 도로를 내겠다는 소망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의 목적이 좋은 도로와 큰 건물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가족이자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하나가 되어 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대천덕 신부님은 결국 도로를 가지려는 욕망을 죽였다고 한다. 


내 향후 계획 속에서도 공동체성을 마음에 새기기 

난 이 부분에서 무릎을 쳤다. 일 중심적인 성향이 강한 나의 경우도 합리적인 선택과 업무 추진을 위해서 공동체는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가을부터 진행할 필리핀의 섬 개발 프로젝트 역시 합리적인 선택이나 일의 추진보다 무엇을 더욱 우선 시해야할지 생각나게 해주는 귀한 은혜의 시간이 될 수 있었다. 


<풍성하게 하는 성지로 이야기된 예수원의 모습 >

사진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ML80&articleno=6605346#ajax_history_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