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복음주의적 사회활동

노무현과 예수 그리고 우리...

우리(예인) 교회 이진오 전도사님이 청년부 카페에 남긴 글입니다.

"그대, 잘 가라…"
[손문상의 그림세상] 사람 사는 세상에서 다시 만나요
----------------------------------------------------------------------------------------

노통은 예수를 믿는 사람은 아니었다.

천주교 송기인 신부로부터 영세를 받았고 세례명도 받았다고 하지만,

그의 행적과 마지막 장례를 보면 오히려 불교에 가깝고,

아니 정치가로서 모든 종교에 섭섭치 않게 처세한 범신론자 인 것 같다.

 

그런 노통이 예수를 믿는 나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성경이 말하는 인애와 공평과 정직의 사람사는 세상.. 하나님 나라를 그보다 더 올곧게 그리고 바르게 살아갈 수 있을까?

물론 허물도 있고, 실수도 있다. 그러나 그만한 허물과 실수 없는 사람이 어디있을까 생각해 보면

노통은 우리 시대 정치가 중 예수의 삶과 가장 닮은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에 어린 나귀를 타고 입성할 때 많은 백성들은 자신의 겉옷을 벗어 길에 깔고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를 외치며 열광적으로 환영한다. 제자들은 우쭐되며 상기됐을 것이고 백성들은 기쁨과 감격에 겨웠을 것이다.

물론 로마 측, 대제사장 무리들, 바리새인과 사두개파 등 당대 권력자들은 예수의 입성과 백성들의 환호가 싫었을 것이고

한편으론 두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승리의 왕, 정치적 메시야로 자신들의 한을 풀어주고 정치적 영광을 베풀줄 알았던 예수는 너무나 무기력하게

십자가를 향해 나아갔다. 제자들의 권력욕과 호산나를 외치던 백성들의 자기투영과 욕심을 모두 십자가에 못박은 것이다.

 

자신들의 기대와 바램대로 행동하지 않자 모든 이기주의는 극단적으로 표출했다.

유다는 예수를 팔았고, 베드로와 제자들은 저주하며 배신했으며, 대제사장과  무리들은 예수를 고문하고 조롱했으며,

빌라도 총독은 비겁했다. 그리고 백성들..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쳤다.

 

노통의 죽음은 예수의 죽음과 닮았다. 비록 그가 예수님처럼 타인의 욕망과 권력에 의해 타살되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형식은 다르지만 그 내용의 본질은 같다.

 

우리는 노통의 삶에 열광했고, 그가 대통령이 된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리고 그가 모든 권력을 내려놓고 일반 서민과 맞짱뜨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감사했다.

 

그러나 그가 내려놓은 권력은 그를 고문하고 조롱했다. 그의 제자들은 그를 저주하며 배신했다.

권력자는 이를 사주했고, 보이지 않는 권력자들은 눈에 보이는 권력자의 눈치를 보며 비겁했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를 처단해 역사의 본을 도덕의 본을 보여야 한다고 소리쳤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으셨지만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그는 부활하셨고, 보혜사 성령을 주셨으며

그들의 제자들은 회개하고 돌이켜 그가 꿈꾸며 실현하고자 했던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전진했다.

어떤 이는 십가가에 거꾸로 못박혀 죽었으며, 어떤이는 사자 밥이 되었다. 어떤 이는  목 베임을 당했다.

그리고 마지막 제자였던 요한은 칠흑같은 어둠에 갇힌 섬에 유폐되어 생을 마감했다.

이들 12 제자보다 더 많은 백성들이 제자가 되었고 그리고 ..인류 역사상 예수님의 가르침은 세상을 가장 밝히며

가장 영향력있는 진실이 되었다.

 

노통은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갔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다. 이제 남겨진 사람들은 그가 꿈꾸었던

'사람사는 세상' 곧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다시 나아가야 한다.

수 많은 사람들이 노통 보다 더한 고통과 죽음을 감내하며 이루어온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인애와 공평과 정의의 세상을 향해.. 진정한 왕이신 예수그리스도가 다시 오셔서

모든 슬픔을 위로해 주시고, 모든 것을 심판하며, 모든 억울한 고통과 죽음을 갚아 주실 것을 바라보며..

이미 이루어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우리 시대, 우리가 해야할 몫을 우리도 담당해야 한다.

 

노통과 예수..그리고 우리....슬픔이 밀려와 더 이상 쓸 수 없다..